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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료] "삽살개가 좋아…" 보존 위해 뭉친 사람들

  • 작성자:최고관리자
  • 등록일:19-10-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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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19,56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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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개 보존협(協)·육종연(硏) 23명 증권맨 등 다양한 경력 살려
보육·훈련·홍보로 체계화… 순혈종 전국 보급 크게 늘어
10일 경북 경산시 하양읍 대조리 삽살개육종연구소(이하 연구소). 한국삽살개보존협회(이하 보존협회) 산하에서 천연기념물 368호인 삽살개 혈통 보존과 번식 등을 맡고 있는 곳으로 전국에서 유일하다. 연구소엔 개들이 먹고 자는 견사동과 원형 장애물 등이 설치된 훈련소, 삽살개 새끼가 태어나는 산실(産室) 등이 마련돼 있다. 갓 태어난 강아지부터 높이 58㎝가량의 성견(成犬)까지 모두 600여 마리가 살고 있다. 지난 10년간 이곳에서 자라 전국으로 퍼져 나간 순수 혈통 삽살개는, 국내 삽살개 2500여 마리의 5분의 2인 1000여 마리에 이른다.

연구소엔 한국일(42) 소장과 2명의 전문조련사 외 12명이 더 있다. 작년 11월부터 보존협회가 노동부 지원을 받아 펼치고 있는 '삽살개 동물사랑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필리핀 여행가이드, 동물병원 간호사 등 경력을 가진 이들은 1개월간의 교육을 받고 개들의 급식과 배변처리, 출산견 및 환자견 돌보기, 복종훈련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한 소장은 개 사육과 훈련에 관한 전문가로 통한다. 대학에서 농생물학과를 전공했지만 군 전역 후 진로를 확 틀었다. 그는 "해병대에서 군견훈련을 담당하다 개들과 어울려 지내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역 후 그는 서울·수원 등에서 경찰견, CF·영화에 섭외된 개, 시각·청각장애인 안내견 등을 훈련시키는 일을 했다. 1997년 한국애견협회 주관 '경찰견훈련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999년부터는 삽살개와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갖은 정성을 쏟아 붓고 있다.

삽살개 홍보 등 관련업무 전반을 맡고 있는 보존협회 사무국에도 톡톡 튀는 이력을 가진 8명의 사람이 동물사랑학교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증권회사를 그만두고 합류한 정재진(27)씨는 이곳에서 회계업무 등을 맡고 있다. 온라인게임업체에서 게임 음악을 만들었던 권순호씨는 삽살개 관련 온라인 콘텐츠와 쇼핑몰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대학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박혜진(24)씨는 삽살개 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있다. 전문 사진작가인 김종현(38)씨는 삽살개들의 모습을 매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이동훈(35) 사무국장은 "마냥 삽살개가 좋아 모인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삽살개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 곁으로 다가가는 삽살개

2005년부터 보존협회가 찾은 대구·경북 내 유치원 및 보육시설은 50여곳. 어린이들에게 토종견인 삽살개에 대해 알려주고 삽살개를 활용한 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어린이들 앞에서 삽살개는 만능재주꾼으로 변신한다. 1m 높이 장애물을 훌쩍 뛰어넘거나 '영차영차' 구령에 맞춰 1.7m 높이 사다리를 오르고, '빵' 하는 총소리에 죽는 시늉도 한다. 매일 2시간씩 연구소에서 갈고닦은 실력이다.

보존협회는 요양원 등을 찾아 우울증을 앓고 있는 노인환자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삽살개를 말벗 삼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40여곳의 요양시설을 방문했다.

이외에도 2002년부터 매년 전국 삽살개가 한곳에 모이는 '삽살개전람회'를 열고 있으며, 오는 9월쯤 경산에서 삽살개 동호회와 일반시민 등이 함께하는 '삽살개 캠프'도 가질 계획이다.

◆정부·지자체의 관심 절실

일제 강점시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멸종 위기에 놓였던 삽살개는 경북대 유전공학과 하지홍 교수의 연구와 노력 덕에 1992년 천연기념물(368호)로 지정됐다. 보존협회도 이때 만들어졌다. 당시 100여 마리에 불과했지만 체계적 관리와 삽살개의 왕성한 번식력이 결합하면서 현재 그 수는 비약적으로 늘었다.

삽살개를 위한 인프라 구축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2011년쯤 경산시 와촌면 박사리 15만여㎡(4만6000여평) 부지에 국비 등 115억원이 투입돼 세워질 '삽살개 테마파크'가 그것. 이를 통해 삽살개에 대한 체계적 학술연구가 이뤄지고 삽살개를 활용한 관광자원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삽살개에 대한 보다 세심한 지원이 당장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존협회는 매년 정부·경산시 등으로부터 연구소 내 삽살개들의 사료비와 방역비 명목으로 1억60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한국일 연구소장은 "사료 값은 계속 오르고 있으나 지원액수는 변함이 없고 전문인력 양성과 삽살개 홍보활동 등에 관한 지원은 아예 없는 상태"라며 "진돗개처럼 삽살개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삽살개가 좋아 삽살개에 하나로 뭉친 사람들이 있다. 경북 경산시 하양읍 대조리 삽살개육종연구소에는 여행가이드, 동물병원 간호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삽살개를 돌보고 있다. /이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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